헷갈리는 빠르기 말! 합창 교과서 14

여러분도 알레그로, 안단테, 모데라토 이런 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바로 곡의 빠르기를 이야기하는 말들인데요 이런 말을 음악 용어로 “빠르기 말”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악보의 제일 처음에 마디 위에 굵직하게 쓰여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가끔 라디오의 클래식 프로를 듣게 되는데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작품을 소개하는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정말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라는 것이 바로 이런 거구나 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모차르트의 소나타  작품 번호 몇 번 어쩌고 알레그로 모데라토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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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도 좋고 분위기도 좋습니다만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피아노 학원에서 알려주는 이론을 음악 해보겠다고 책 사서 달달 외운 분들은 아름다운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이야기한 “알레그로 모데라토”라는 말을 듣는 순가 헷갈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위의 설명처럼 풀어보면 “알레그로 모데라토”라고 하면 “빠르고 즐겁게 보통 빠르기로”라는 이상한 말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보통 빠르기면 보통 빠르기고 빠르면 빠른 거지 이게 무슨 소리야? 하게 되지요

저도 이탈리아로 유학을 안 갔으면 그냥 그런가 보다 했을 것입니다만 이탈리아에서 15년을 살다 보니 이탈리아 말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 이상한 현상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게 되더라구요

말은 바로 하자!

아메리카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이제는 커피 하면 아메리카노를 찾을 만큼 널리 알려졌습니다만 초창기 때 커피 마시러 들어갔을 때 메뉴판에 “카푸치노”를 “카푸끼노”라고 써놓은 것을 보고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우리 동네 59층짜리 거대한 아파트에 만들어진 쇼핑몰에 붙여 놓은 “벨라 시타”라고 하는 쇼핑몰 제목을 보면서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궁금해 지기까지 합니다 원래는 “벨라 치타”, 아름다운 도시라는 말입니다

이렇듯 대기업이라는 곳에서도 발음하나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그냥 쓰는 것을 보면서 악상기호가 제멋대로 인 것이 새삼 놀랍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빠르기 말은 모데라토를 중심으로 빠른 것과 느린 것으로 나뉘게 됩니다

모데라토는 균형 있게 하라는 말이다

모데라토는 원래 모데라레(Moderare)라는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말로 균형을 잡는다라는 말이죠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보통 빠르기”라고 사용하지만 사실은 알레그로든 안단테든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말고 균형 있게 노래하라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단테 모데라토처럼 같이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느리게~~

느리게를 찾아보면서 제가 참고한 것은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피아노 학원의 이론 책이었습니다

매우 훌륭하게도 피아노 학원에서는 학교와는 다르게 연주에 꼭 필요한 것만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목적도 쓸데없는 것을 많이 알기보다는 꼭 필요한 것만 알고 그것을 가지고 노래에 더 집중하게 만들기 위한 것과 동일합니다

“느리게”에서 진짜 빠르기를 이야기하는 말은 아다지오 하나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느리게 와 별로 상관없는 말입니다 단순히 느리다 라는 것이 연상되는 단어 들인 것입니다

놀라셨나요?

안단테는 간다라고 하는 단어의 진행형이고 라르고는 넓다, 그라베는 심각한 우울한 침통한 등의 뜻을 갖습니다

저도 음대에 다닐 때 동료들과 빠르기를 얼마만큼 해야 좋을지 몰라 메트로놈을 가지고 갑론을박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바로 이러한 뜻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음악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빠르기로 논쟁을 벌이는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악상 기호라는 것이 어떤 특수한 기호가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을 악보에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메트로놈으로 얼마의 속도로 연주를 해야만 하는지를 가지고 심각하게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