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독학 가능할까요?

 

요즘 독학 유행입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독학한다는 동사의 뜻은

스승님 없이 혼자서 공부한다. 또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공부한다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바쁘다 보니 학교 다닐 시간도 없고 선생님께 찾아가자니 레슨비도 만만치 않고 그냥 혼자서 배워보자

불과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생각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

 

왜냐하면 성악을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발성법 책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유튜브에 없는 것이 없습니다

누구든지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성악 혼자서 공부가 정말로 가능할까요?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눈썰미가 너무 좋아 똑같이 따라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제가 유튜브를 검색해 본 결과 혼자서 공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연결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파바로티니 마리아 칼라스니 하는 유명한 성악가들이 마스터 클래스 하는 것을 누군가가 올려놓기도 하고

저 같은 사람이 올려놓은 발성강좌 같은 것도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은 다 단편적인 것들입니다

 

시작부터 완성까지 순서를 알지 못하는 데 완성이 될 리가 없습니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할 때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엇인지 상상이 가시나요?

 

미역국 끓이기

 

바로 요리 백과였습니다

밥을 해 먹어야 되는데 자취경험이 별로 없던 저는 밥만 할 줄 알지 그 외의 반찬은 어떻게 하는지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의 생일날 미역국이라도 끓여주려고 했지만 끓이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시도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미역을 넣고 끓이면서 내 딴에는 고기도 넣고 마늘도 넣고 파도 넣고 했습니다

 

맛이 없더군요.

 

몇 번을 시도해보았지만 맛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요리책을 우리나라에서 사 와서 보니 미역을 먼저 참기름에 볶아서 만들더군요.

 

그 요리 백과 책을 유학 내내 얼마나 잘 써먹었는지 모릅니다

요리 같은 것은 책에 쓰여있는 그대로 따라 하니 비슷하게 맛이 났습니다

 

이런 것을 독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학

 

발성법 책 보고 발성 못 배운다

 

성악 발성 책을 보고 발성을 배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도 몇 권 사서 읽어 보았는데요 제 생각으론 성악 발성 책은 발성을 배운 사람들이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책이지 초보자가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책이 아니더군요

 

책을 보고 미역국 끓이는데도 세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책도 없는 성악을 혼자서 공부한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아마 백 년도 넘게 걸릴 것입니다

 

성악은 도제식 교육을 통해서 전수 되었다고 얼마전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주 섬세하게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소리의 변화 같은 것을 선생님에게서 배워야 하므로 그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은 책으로나 비디오로는 절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악을 독학으로 공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취민데 뭐!

 

안되면 제일 많이 하는 말 일 것입니다

제가 합창단을 지휘하는데 열성 단원들이 성악 가르쳐달라고 떼를 씁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가르쳐 주는데 조금 잘 안되니까 하는 말이

“내가 뭐 성악가 할 것도 아니고 취미로 하려고 했는데 너무 어렵네요!”

 

가르쳐 줘도 이 모양인데 혼자서 한다면?

 

성악을 독학하면 금방 지칩니다

지치면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취미로 한다면 취미라고 핑계라도 댈 텐데

만약 여러분이 전공하려고 생각한다면

독학 같은 것은 아예 꿈도 꾸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