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합창교과서

합창교과서 라고 감히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든 못 부르든 저녁 식사하면서 술 한잔하고 노래방 가서 노래 몇 곡 부르는 것은 아주 정해진 코스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덕에 우리나라 국민 모두의 노래 부르는 수준이 엄청 올라갔습니다만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취미생활로 여기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나 할까요?

진짜 노래 부르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대체로 성악에 관심을 둡니다.

그래서 저의 성악 기초 강좌 같은 곳을 찾아 성악의 기본인 호흡과 발성 등을 배우고 중급과정으로 노래를 한두 곡 배우고 나면 그다음은 그 노래를 써먹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제대로 배운 노래하는 방법을 써먹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노래를 하고 싶은 분들은 일반합창단이나 성가대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교회나 성당을  다닌다면 매주 나가는 교회의 성가대를 들어가면 되고 교회를 안 다닌다면 일반 합창단을 들어가면 됩니다.

일반 합창단은 여러분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동호회, 커뮤니티 혹은 동창회 등 그런 곳에는 꼭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게 마련이고 그분들이 의기투합하여 합창단을 결성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제가 클리앙 회원을 대상으로 창단한 코로클리앙 합창단도 일반 합창단의 부류에 속합니다.

클리앙 안에서 노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서로 모여서 노래하고 연주로 봉사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 나가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일반합창단들은 항상 단원 수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입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보통은 지휘자가 간단한 테스트를 하고 파트를 정해주면 입단을 하게 되지요, 그다음 입단비와 회비를 내고 매주 출석하면 됩니다.

테스트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간혹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위해(예전에 했던 남자의 자격 같은) 사람들을 모집할 때는 테스트에서 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 합창단은 항상 단원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테스트는 거의 형식적이라고 보셔도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입단하고 난 다음입니다.

합창의 경험이 있어도 단원들과의 어색함이 가시기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그런데 합창의 경험이 전혀 없다면 그 어색함은 무지하게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인들 가운데 성악레슨이나 강좌에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그분들에게 꼭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성악을 배우고 싶으십니까?”

그중에서 거의 6~70%는 합창단이나 성가대에 들어갔는데 잘 못 따라가겠다고 하는 이유로 성악을 좀 배워 합창단에서 잘하고 싶어서 레슨을 받기 원한다는 대답을 하더군요.

즐겁자고 시작한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이죠!

성악레슨을 받으면 정말로 합창단에 잘 적응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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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은 소리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합창단이나 성가대에서 여러분의 소리를 가지고 좋다 나쁘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상한 음을 낸다거나 박자를 못 맞춘다거나 하는 것을 이야기 할 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합창단이나 성가대에서 소리를 못 내서 적응을 못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곤 하지요.

확신하건대 합창단에서 못 따라가는 이유는 음악적인 기초 소양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연습하는 동안 어디를 하는지 재빠르게 찾지 못하고 음정도 못 잡고 박자도 틀리기 일쑤인 것은 악보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지 소리를 못 내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합창단을 자신의 의지로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들어갔지만, 기초적인 소양의 부족으로 인해 자기 자신이 상처받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자신이 소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단지 소리 탓만 하더군요

합창교과서

 

전 키가 커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농구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키가 190센티니까 그 당시에 농구부에서도 큰 키에 100미터를 12.5초에 뛰니까 감독이 구애해서 농구부에 들어가게 된 거였지요

처음 농구부에 들어갔을 때 감독님이 선배 한 사람에게 “얘 기초 좀 가르쳐 줘라” 하고는 나가시더군요.

그랬더니 이 선배는 귀찮은 표정으로 농구공을 하나 가져오더니 “갖고 다녀!” 한마디 하고는 그다음부터 얘기를 한마디도 안 하더군요.

그게 이 선배가 처음 농구부에 들어온 후배를 가르친 전부입니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참 어이없기도 하고 화도 나는 일입니다

“자기는 뭐 날 때부터 잘했나?”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선배를 탓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저는 농구 강습에 나간 것이 아니고 선수로 입단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처음이라도 내 몫을 해내야 했던 것입니다

배우는 것은 그 선배한테 배우는 것이 아니고 전체가 연습할 때 제가 알아서 배워야 하는 겁니다. 사실 그 선배나 동료나 저를 가르쳐줄 시간이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합창단도 뭐 별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교회 성가대를 하고 음대 진학 후에 전문합창단원도 하고 지휘를 한 지는 거의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관찰한 것을 이야기하자면 새로운 대원들이 들어와도 기존 단원들이 거의 도와주지 않습니다, 사실 도와줄 것이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합창의 경험이 풍부한 분들과 노래에 자신이 있는 분들은 별 무리 없이 처음부터 잘 적응을 합니다,

이 둘의 차이는 얼마나 기본이 되어있느냐의 차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합창교과서

 

클리앙 회원들로 합창단을 창단하면서 사람들이 진짜 합창단을 한 번도 안 해 보았다고 가정하고 연습시간의 반을 투자해서 기초 악전부터 익혀 짧은 시간 안에 합창단에 적응하게 만들기 위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합창단원을 위한 책이 있었다면 그런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말았을 텐데 혹시나 그런 책이 있나 하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합창단을 지휘하는 방법’의 글은 무지 많던데 정작 합창단원을 위한 책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제가 쓰기로 작정을 하였습니다

이글은 클리앙 합창단에서 3개월 동안 강의 한 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합창단이나 성가대를 들어간 분들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것 중에서도 정말 알아야 하는 것만 뽑았습니다.

아마도 음악의 기초적인 지식을 가진 분들이 보면 지루하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보실 필요 없습니다

합창단이나 성가대를 하고 싶지만, 악보도 볼 줄 모르고 음악은 전혀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만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보고 나서 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하시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이글의 목적은 딱 여기까지만 알면 합창단에서나 성가대에서 버벅대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