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을 배우면 몸이 건강해 집니다

조금 억지스러운 것 같지만 성악을 배우면 몸이 건강해진다는 이유를 한번 들어 보실래요?

몸이 악기다 라는 말

성악을 하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는데 바로 “몸이 악기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를 보면 몸을 악기처럼 다루라는 말도 있습니다

기타의 거장 세고비아는 연주여행을 다닐 때 그의 기타를 가지고 다닌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그냥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고 아예 자신의 옆자리 티켓을 끊어서 옆자리에 놓고 같이 여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기타를 한 사람의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까지 같이 여행을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제 생각으로는 그만큼 자신의 기타를 자신의 몸처럼 아꼈다는 것 아닐까요?

타계한 피아노의 거장 호로비츠는 연주여행을 할 때 자신의 슈타인웨이 피아노를 비행기로 갖고 다녔다는 것은 아주 유명한데요

기타를 한 사람의 티켓을 끊고 가지고 다니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그 큰 피아노를 가지고 다녔다는 것은 정말이지 놀랍기까지 합니다

이 거장의 연주를 돕기 위해서 슈타인웨이 피아노 회사는 아예 호로비츠의 피아노 운반을 담당하는 전담반을 꾸려 그가 연주하는 곳이면 어디나 따라다녔다고 하니 피아노 회사도 못해먹을 노릇이었을 것 같네요

유명한 거장들은 이렇듯 자신의 악기를 자신의 몸처럼 자신의 악기를 다루었습니다

성악은 진짜 몸이 악기다

소리를 내주는 악기도 자신의 몸처럼 아끼는 판에 성악은 아예 자신의 몸으로 소리를 내야 하는 학문입니다

그러니 사실은 악기를 다루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히 다뤄야 하는 악기인 것이죠

그러나 사람들은 자주 이런 사실을 까먹습니다 흔히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말이죠

설마 호로비츠나 세고비아가 자신의 몸처럼 애지중지하는 악기가 몇 억이나 하는 고가의 악기라서 애지중지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틀린 걸 겁니다

이들이 애지중지한 이유는 자신의 연주에서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소리를 내주는 악기이기 때문이지 이 악기들이 억을 호가하는 비싼 악기라서가 아닙니다

같이 한 몸으로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같이 호흡하고 싶어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 주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런 비싼 악기와 우리의 몸이 같은 점은 잘 관리를 해 주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성악은 몸 관리가 우선이다

아무리 비싼 악기도 가끔 고장이 납니다 그러면 싸구려 악기로라도 연주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고장이 나면 대체가 되질 않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할 때 줄이 끊어진다든지 하는 비상 상황이 일어나면 바로 오케스트라의 악장의 악기를 빌려서 연주를 한다고 하죠 그것도 끊어지면 부수석의 악기를 빌려서 연주를 마쳐야 합니다

하지만 성악은 몸이 고장 나면 몸을 빌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이태리에서 유학을 할 때 그 유명한 몽세라 카바예라는 소프라노가 제자 사는 옆동네에 와서 독창회를 한다는 소식에 바로 표를 예매했었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그 유명한 소프라노가 온다는데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독창회를 손꼽아 기다리다 바로 그날이 되었을 때 극장 측에서 카바예가 감기가 지독하게 걸려 독창회를 취소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 정말 기운이 빠지더군요

나중엔 원망의 소리가 나왔습니다

“아니 프로가 컨디션 조절도 못하고 뭐 하는 거야!”

저도 성악가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하도 야속해서 이런 말이 툭 튀어나온 거죠

성악가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파바로티도 그랬고 도밍고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바이올린은 빌려서라도 연주를 하지만 성악은 그냥 연주회가 취소되어버립니다

몸이란 악기는 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악을 배우면 몸이 건강해집니다

음대 성악과 입시를 하겠다고 저에게 성악 레슨을 받는 제자들에게 제가 제일 먼저 강조하는 것은 발성도 아니고 호흡도 아닙니다

몸의 관리입니다, 언제든지 노래를 할 수 있게 몸을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소리로 노래를 잘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리 훌륭한 노래는 누구나 성취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연주 당일 혹은 성악과 입시 당일 감기라도 걸리면 몇 년 동안 준비해온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됩니다

꿈에 그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좌에 데뷔를 한다고 해도 당일 성대가 붓거나 기관지염이라도 걸린다면 일생의 기회가 날아가 버립니다

성악은 정말로 무대에서 노래를 끝내고 내려올 때까지 긴장을 놓치면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안 됩니다

평상시에 간단한 감기조차 노래에 치명적인 방해가 되기 때문에 몸을 항상 건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몸에 좋지 않은 담배나 술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몸을 가뿐하게 만드는 운동을 매일 하고 목에 안 좋은 음식들 예를 들어 너무 맵고 짠 음식들을 피해야 하죠

술을 먹으면 이틀은 노래를 하면 안 됩니다 목이 붓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술도 멀리 해야 하지만 먹게 된다면 간단하게 한두 잔으로 그쳐야 합니다

요즘은 건강에 사람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폭발적으로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몸에 좋다는 것 운동 음식 등등이 바로 성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몸 관리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 같지 않나요?

성악가들은 벌써 몇백 년 전부터 이렇게 관리를 해 왔는데요

성악을 배우면 이래서 몸이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제대로 배우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