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합격했어요 매년 들어도 기분 좋은 말

저 합격했어요 정말 매년 들어도 기분이 좋은 말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들으니 또 기분이 좋군요

저한테 재수를 해야겠다고 찾아온 게 2년 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바리톤 목소리

재수를 하겠다고 부모님과 같이 저를 찾아와서 오디션을 했을 때 “참 달콤한 바리톤의 소리를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순간 이런 부드러움과 달콤함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사자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죠 그전에 레슨 받던 선생님이 “너는 베이스야”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베이스 아리아를 목을 꾹꾹 눌러가며 악을 악을 써가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부르던 것이 기억납니다

노래를 다 듣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보았습니다 수능이 6등급 아래였습니다 수능점수도 성악과 전체 평균보다 못했지요

종합해 보면 몸에 맞지 않는 옷 즉 바리톤인데 베이스를 하면서 수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너무 높은 곳을 지원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노래를 좀 이상하게 부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노래를 다 듣고 나서 떨어진 이유를 하나씩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의 시간동안 레슨을 같이 하면서 이야기했던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정시에 당당히 합격을 했더랬죠 그때도 저에게 ” 저 합격했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했었지요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이 친구가 작년 겨울 방학 때 다시 절 찾아왔습니다 편입을 하겠다고

벌써 2학년이 되어 편입을 할 수 있는 학점이 되니 다시 준비해서 군대 가기 전에 편입시험을 보겠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처음엔 아무 학교나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 하다 학교가 되면 더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반수를 한다든지 이 친구처럼 편입 시험을 치르려고 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아무튼 그동안 어떻게 변했는지 보니 다시 옛날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 선생님이 러시아 사람이라 러시아 특유의 베이스처럼 부르더군요 아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네 소리는 바리톤이야 그것도 하이바리톤 시험을 보려면 옛날처럼 뜯어고칠 필요가 있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시험곡을 바리톤 아리아와 슈베르트의 가곡을 뽑았습니다

학교 다니느라 입시 때처럼 레슨을 많이 오지는 못했지만 혼자서 열심히 준비를 했고 올해 원하던 학교의 편입시험에 당당히 합격을 했습니다

우직한 소처럼

사실 시험을 보기 전에 저는 느낌으로 합격할 것을 예상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친구가 유난히 말이 없는 무뚝뚝한 것에 비해서 내주는 숙제를 참 열심히 해오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죠

성실함이 돋보이는 그리고 우직하게 연습하는 모습에서 제가 가르치는 것들을 빠짐없이 실천을 하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입시를 치르면서도 별로 불안하지 않았거든요

결과는 제가 예상했던 대로 합격을 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죠

잡념이 많은 다른 제자들도 이 친구처럼 우직하게 샘을 믿고 따라와 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아무튼 합격을 축하하고 낙방한 친구들에게는 위로를 전하며 결론은 “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붙는다”입니다

새로운 친구들과 또 2024년을 준비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을 꿈꾸며 파이팅 합시다!